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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금13

문상금 - 어느 봄날의 단상 - 20070413 어느 봄날의 단상(斷想) 문상금 2007년 04월 13일 서귀포신문 ▲ 삽화/이왈종 화백 벚꽃 눈이 내린다. 분분히, 기쁨 하나 슬픔 하나 작은 절망 하나 꽃샘 추위와 모진 바람을 뚫고 꽃봉오리들은 하루 사이 활짝 피어났다. 그리고 사나흘 이 세상에서의 짧은 소풍을 끝내고 한 잎 두 잎 내 머리에 어깨에 구.. 2007. 4. 13.
문상금 - 불평과 즐거움의 차이 - 20070309 불평과 즐거움의 차이 문상금 서귀포신문 2007-03-09 꿈틀꿈틀 기지개 켜는 소도시의 왕벚 나뭇가지 너머 좍좍 갈라진 하늘 사이로 삼월이 다가왔다. 회색의 구름들은 자꾸만 짙어지더니 한 두 방울씩 빗방울을 떨어뜨리고 사라졌다. 막내 딸애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었다. 이젠 손이 좀 덜가겠지 하는 .. 2007. 3. 9.
문상금 - 겨울나무 이야기 - 20070111 겨울나무 이야기 시인 문상금 2007년 01월 11일 서귀포신문 삽화 이왈종화백 심한 몸살을 앓았다, 밤새도록. 그것은 발 끝에서부터 심연모를 떨림이 되어 온 몸을 흔들더니, 심지어 내 영혼까지 송두리째 흔들어댔다. 겨울나무가 되고 싶었다. 늘 겨울나무를 꿈꾸었던 때가 있었다. 바람 불고 눈보라 속.. 2007. 1. 16.
문상금 - 만원의 행복 - 20061214 만 원의 행복 시 인 문상금 2006. 12. 14 서귀포신문 < 삽화 / 이왈종와백 > 화살처럼 흐르는 세월을 실감하는 연말연시다. 서귀포 중앙로타리엔 대형 트리가 아름답게 반짝거리며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지난 토요일 큰 딸아이 생일 파티를 집에서 하였는데 그 때 즉석 이벤트로 거실 한 .. 2006. 12. 16.
문상금 - 서귀포의 가을은 - 20061102 서귀포의 가을은 시인 문상금 <삽화 이왈종화백> 맑고 푸른 하늘 아래 꽁지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 날지 않았다. 워싱턴 야자수 너머로 작은 산새 한 마리 날지 않았다. 구름 한 자락 한라산 넘어가고 더 이상 바람도 깃들지 않았다.간혹 거짓말처럼 산꿩이 울어대고 서편 하늘은 유독 붉어져서 .. 2006. 11. 2.
문상금 - 비 온 뒤 아침의 단상 - 20060910 비 온 뒤 아침의 단상(斷想) 문상금 / 시인 2006년 09월 10일 서귀포신문 ▲ <삽화 / 이왈종 화백> 간밤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졌다. 잠든 애들이 혹시나 놀라 깨어 날까봐 서둘러 창문을 닫고 커튼으로 가렸다. 딸애들은 가장 편안한 저마다의 모습으로 깊은 잠을 자고 있다. 간혹 꿈이.. 2006. 9. 10.
문상금 -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은 바로 나였다 - 20060729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은 바로 나였다. 문상금/시인 2006년 07월 29일 서귀포신문 ▲ 삽화 / 이왈종 화백 참 오랜만의 일이다. 조금씩 어둠이 내리는 길가에 앉아 친구를 기다린다. 곧장 오겠다던 친구는 오 분, 십 분 어찌된 일인지 늦어지고 아예 서홍 다리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 앞을 쉴 새 없이 .. 2006. 7. 29.
문상금 - 바쁨의 미학 - 20060608 바쁨의 미학 문상금 서귀포남제주신문 ▲ 그림= 이왈종 화백 멀쩡한 날씨에 부산스레 불어대는 바람처럼 분주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쉴 새 없이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 싶으면 이튿날 어김없이 생겨나는 먹을 일, 돌아볼 일, 각종 행사에다 밀린 원고까지 쓰다보면 어느새 새벽이 되어버리곤 한다. .. 2006. 6. 8.
문상금 - 안개와 데미안 - 20060520 안개와 데미안 -문상금 서귀포남제주신문 우중충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봄날이다. 햇살 눈부신 오월이라면 마음도 화사해지고 참 좋을 텐데 며칠 전처럼 돌풍이 불었던 날은 도로에 찢겨 흩어지는 나뭇잎처럼 영혼이 그 어딘가 암울한 동굴 속을 미친 듯이 헤매고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 2006. 5. 20.
문상금 - 가을 어느 날의 기억 - 20060416 가을 어느 날의 기억 문상금 ▲ 삽화= 이왈종 화백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복음 25장 40절의 한 구절이다. 창밖엔 만개한 왕벚꽃이 하얗게 피어 마치 때늦은 눈송이처럼 바람에 분분히 나부낀다. 딸애들은 오늘 학교에서 장애.. 2006. 4. 16.
문상금 - 장님과 안내자 - 20050714 [문필봉] 장님과 안내자 시인 문상금 삽화/이왈종 화백 창문 너머 촉촉한 새벽을 이끌고 이슬비가 내린다. 마당 한편에 며칠 사이 무성해진 치자나무에 하얀 꽃이 한창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돌돌 접혀진 꽃잎들은 마치 활소라 껍질처럼 하나 둘 기지개를 켜더니, 간혹 들썩이는 바람에 그 특유의 .. 2005. 7. 14.
문상금 - 잔인했던 4월 - 20050602 [문필봉] 잔인했던 4월 글/시인 문상금 삽화/이왈종 화백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 날에 나는 약천사 대웅전에 있었다. 이날 오후 2부 행사, 국악 프로그램에 딸애들의 물허벅춤과 북춤 공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금불상이 안치된 대웅전. 넓고 서늘한 마룻바닥에 깔린 빨간 솜 방석의 매그러운 촉.. 2005. 6. 2.
문상금 - 서른아홉살의 늦가을 - 20050407 서른아홉살의 늦가을 문상금 /시인 삽화/이왈종 화백 여행은 항상 우리를 설레게 한다. 또 영혼 깊숙이 뿌리내려 세상 속으로 환한 시야를 갖도록 한다. 우울했던 서른아홉 살의 늦가을, 여행 가방을 꾸리고 유럽으로 떠났다. 11시간의 비행을 끝내고 로마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약간 흐렸고 .. 200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