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름 2007년 12월 19일
시오름은 서귀포시 서홍동 산 1번지로 표고 757.8m, 비고 118m이고, 분화구가 없는 원추형이고, 각시바위오름에서 북서쪽으로 3.5km에 위치한다. 이 오름은 수컷의 의미를 지녀 숫(수)오름, 이의 변이로 시오름, 이를 한자로 웅악(雄岳)이라고도 한다. 또한 오름 자체가 수소가 싸움이라도 할 듯이 곁의 미악산과 서로 힘을 겨루는 모습이라 하여 수오름이라는 설도 있고, 마을사람들이 그 형태가 도톰한 토토리 모양으로 숫오름이라 부른다.
이 오름은 산허리에 굼부리가 없고, 도토리 형태로 남성의 남근같이 생겼다 는데 유래된 오름이다. 풍수지리 형국설에 의하면 장군투구형(裝軍套鉤形)으로서 남성이 성기를 상징하며 한라산의 남벽에 정기를 받은 지맥을 형성한다.
이 오름은 계곡을 끼고 있으며 이 계곡은 시오름 북쪽에서 발원하여 시오름, 고근산 서쪽을 돌아서 강정천으로 흐르는 악근천의 상류를 형성한다. 서쪽은 급경사의 산림지대로 소나무, 단풍나무, 굴참나무, 서어나무 등 낙엽활엽수림를 형성한다.
지질구조는 대부분 조면현무암이고 부분적으로 한라산 조면암이 분포한다. 한라산의 남쪽지역으로 장석반정 현무암으로 다공질 반정구조를 형성한다. 다량의 장석반정이 우세하고 소량의 휘석이 함유된다. 주변에 한라산 조면암이 분포하여 비교적 험준한 계곡을 형성한다. 용암류의 유동과 차별 침식이 발달하여 주상절리가 발달했다.
서홍동에 살면서 서홍동에 있는 시오름을 가보지 못한데 대하여 죄책감(?)을 느끼다가 얼마전에 블로깅 중, 한라산 남쪽 산허리를 동서(선돌에서 법정사까지)로 횡단하는 길이 있고, 이 길을 따라 시오름과 어점이악을 오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실행에 옮겨보리라 마음먹고 자료조사에 착수, 나 같은 초보자에겐 한번에 횡단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에, 반으로 나누어 이번 트래킹은 시오름과 어점이악을 가 보기로 했다. 소요 시간은 대략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해 아침 9시에 집을 나섰다.
오늘 오름등반은 평지를 걷는 시간이 길어 많은 생각을 한 날이다. 오름등반을 계획하고 두달가량 지났는데, 중독성이 강하다. 어릴때 우표수집에서부터 시작하여 당구, 볼링, 낚시, 분재, 사진 등 여러가지의 취미에 빠져 봤지만, 이것만큼은 아니었다. 길을가다가 오름이 보이면 "저게 무슨 오름이지?" 하고 인터넷지도검색을 하고, 사진을 보고 결국에는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아직도 가보고 싶은 오름들이 많다. 여름에 가야할 오름을 빨리 여름이 오지 않는다고 조바심이 올 정도다.
집사람도 아직까지는 별 말이 없지만 '주말에는 애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눈치다.
언젠가 친구랑 같이 오름을 오르다가 내가 혼자 다니는 것에 대해 "왜 혼자 다니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낚시에 빠져 들 때에도 "왜 혼자 낚시를 다니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냥 혼자가 편하다"라고 대답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오름이든 낚시든 혼자가 편하고, 혼자가 자유롭다. 그리고 생각의 시간이 많아서 좋다. 오늘 한시간 가량 걸으면서 나 자신에게 묻는다. '이렇게 외로운 길을, 그것도 산길을 넌 왜 오늘도 혼자서 외로이 걷고 있는가?'
그 질문에 답을 내리려고 오늘도 난 이렇게 외로이 혼자 걷고 있는 것일까?
멀리 보이는 시오름
송전철탑이 동서로 가다가 남쪽으로 분기해 내려오는 쪽에 보면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 차를 세워 놓고 올라온지 대략 40분, 철탑하나를 지나 숲 터널이 시작된다.
숲 터널을 지나면 남쪽으로 분기한 철탑을 만나는데,
조금만 더가면 동서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이 선돌에서 법정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우측으로 가면 선돌방향, 좌측으로 가면 법정사 쪽이다. 좌측으로 진입.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 진 길인지 모르겠지만, 길이 넓어 산책로나 MTB용으로 이용해도 좋을 정도다.
올라올때 지난 건천을 다시 건넌다. 잠시 쉬며서 주위를 둘러보니 돌위에 이렇게 뿌리내린 나무 하나를 발견,여러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내 실력이 아직도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
건천을 지나 5분정도 걷다 보면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리로 진입.준비해 온 자료를 보며 걸으니 처음 가는 길인데도 길 찾기도 쉽고 편하다. 지난번 거친오름을 오를땐 너무 고생이...
올라가는 길 내내 이렇게 노랑, 빨강, 흰색의 리본들이 걸려 있다. 대부분 오름동호회의 리본들인데,이 것들 역시 길 찾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제부터 급경사가 시작된다. 오름 안내 표지도 없고.... 무작정 정상으로 보이는 곳으로 올라간다.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두달전에 구입한 스틱을 오늘 처음 써본다. 가시덤불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10여분 정도 올라오니 저 멀리 정상부 능선이 보인다
다른 오름들과는 달리 나무들 때문에 외부조망이 별로다.정상에 무너진 자연보호 철탑위로 올라가니 비로소 외부조망이 트인다.다음 코스인 어점이악
한라산이 코 앞에 보인다.
여기까지 오는데 대략 한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애초 계획은 40분 정도 였는데,중간에 쉬고 사진찍고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 그나마 자료 준비가 잘 되어 이렇게 편하게 온 것 같다.
올라온 반대쪽으로 보니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황당 그자체....
어점이악으로 가는 갈림길.... 지금 시간이 11시 20분, 여기서 어점이악을 다녀오는데만 한시간, 여기서 내려가는데 30분.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다음에 한 번 더 오기로 맘먹고 좌측으로 하산.... 다음엔 좀 일찍 출발해야겠다.
내려오다 숲터널에서 벌견한 삼나무 그루터기에서 뿌리내린 사스레피나무... 사스래피나무가 죽지않고 계속 크면 어떻게 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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