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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야그/신 문 기 사49

[스크랩] 문상금 - 마흔 세 살 가을에 배우는 자전거 - 20081101 마흔 세 살 가을에 배우는 자전거 문상금 / 시인 ▲ 삽화/ 이왈종 화백 올 구월은 여전히 뜨거웠다. 길 가에 코스모스가 살랑거리고 가끔은 가슴 저미는 그리움으로 먼 산 바라보기가 늘어나는 이 가을이 오기 한 달 전부터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무서웠다. 큰 행사를 치룰 때나 결정할 때는 오히려 대범해지고 스케일이 커지다가도 작은 일, 소박한 일 하나에 괜히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는 내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지라, 서귀포시생활체육협의회 “자전거교실”에 1번으로 등록해놓고는 한 달 내내 걱정이 되어 죽을 지경이었다. 마흔 세 살 가을이 오도록 나는 자전거를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다. 가끔 타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실행에 옮길 정도는 아니었다. 바깥채에 보관중인 세 대의 자전거는 가끔씩 남편 혼자서 .. 2010. 5. 19.
문상금 - 내가 시(詩)를 쓰는 이유는 - 20080712 내가 시(詩)를 쓰는 이유는 2008년 7월 12일 시인 문상금 ▲ 삽화/이왈종 화백 눈처럼 내리는 벚꽃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사월(四月)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유월의 끝으로 치달리고 있음을 안다. 촛불시위 너머로 장마가 시작된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제주에는 특히 이 곳 서귀포에는 아예 며칠 .. 2008. 7. 15.
[스크랩] 문상금 - 벚꽃 아래에서 - 20080501 벚꽃 아래에서 문상금(2008년 5월 1일 서귀포신문) < 삽화 이왈종 화백 > 창(窓) 너머, 깊은 내 마음의 창(窓) 너머 눈이 내린다. 파릇한 잔디 위로 돌 위로 눈꽃들은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분분히 날려 도로를 뒤덮고 나뒹구는가 싶더니, 내가 뒤돌아보는 사이에 어느새 봄의 절반인 四月을 하얗게 지.. 2008. 5. 21.
[스크랩] 문상금 - 책들의 무덤 - 20080315 책들의 무덤                                                                                            문상금2008년 03월 15일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며칠 기세등등하던 돌풍과 빗발을 잠재우고 3월의 햇살이 지극히 평화로운 봄날, 마침내 눈부시도록 찬란한 봄이 오고 만 것이다. 겨우내 묵혔던 옷가지와 방안의 먼지를 털어내려고 집안의 窓이란 窓은 전부 열어놓았다. 상쾌한 바람사이로 새싹들의 간지러운 비명들이 비릿함으로 뒤섞여 들어온다. 춥다고 우리가 어깨 웅크릴 때에도 그것들은 부지런히 끈질긴 생명력을 줄기로 잎으로 퍼 나르고 있었던 것이다.  ▲ 삽화/ 이왈종화백      안 그래도 .. 2008. 3. 31.
문상금 - 내가 찾아낸 보물 1호 - 20071215 내가 찾아낸 보물 1호 문상금 ▲ 삽화/이왈종 화백 눈 깜짝할 새에 12월이다. 그 첫 날, 아이들은 거실 한쪽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그것은 언제부턴가 우리집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다. 12월에 태어난 겨울아이인 큰 딸애는 토요일 학교가 끝나자마자 초대한 친구들과 들이닥쳤다. 몇 가지 과일.. 2007. 12. 16.
문상금 - 어느 봄날의 단상 - 20070413 어느 봄날의 단상(斷想) 문상금 2007년 04월 13일 서귀포신문 ▲ 삽화/이왈종 화백 벚꽃 눈이 내린다. 분분히, 기쁨 하나 슬픔 하나 작은 절망 하나 꽃샘 추위와 모진 바람을 뚫고 꽃봉오리들은 하루 사이 활짝 피어났다. 그리고 사나흘 이 세상에서의 짧은 소풍을 끝내고 한 잎 두 잎 내 머리에 어깨에 구.. 2007. 4. 13.
문상금 - 불평과 즐거움의 차이 - 20070309 불평과 즐거움의 차이 문상금 서귀포신문 2007-03-09 꿈틀꿈틀 기지개 켜는 소도시의 왕벚 나뭇가지 너머 좍좍 갈라진 하늘 사이로 삼월이 다가왔다. 회색의 구름들은 자꾸만 짙어지더니 한 두 방울씩 빗방울을 떨어뜨리고 사라졌다. 막내 딸애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었다. 이젠 손이 좀 덜가겠지 하는 .. 2007. 3. 9.
문상금 - 겨울나무 이야기 - 20070111 겨울나무 이야기 시인 문상금 2007년 01월 11일 서귀포신문 삽화 이왈종화백 심한 몸살을 앓았다, 밤새도록. 그것은 발 끝에서부터 심연모를 떨림이 되어 온 몸을 흔들더니, 심지어 내 영혼까지 송두리째 흔들어댔다. 겨울나무가 되고 싶었다. 늘 겨울나무를 꿈꾸었던 때가 있었다. 바람 불고 눈보라 속.. 2007. 1. 16.
문상금 - 만원의 행복 - 20061214 만 원의 행복 시 인 문상금 2006. 12. 14 서귀포신문 < 삽화 / 이왈종와백 > 화살처럼 흐르는 세월을 실감하는 연말연시다. 서귀포 중앙로타리엔 대형 트리가 아름답게 반짝거리며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지난 토요일 큰 딸아이 생일 파티를 집에서 하였는데 그 때 즉석 이벤트로 거실 한 .. 2006. 12. 16.
문상금 - 서귀포의 가을은 - 20061102 서귀포의 가을은 시인 문상금 <삽화 이왈종화백> 맑고 푸른 하늘 아래 꽁지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 날지 않았다. 워싱턴 야자수 너머로 작은 산새 한 마리 날지 않았다. 구름 한 자락 한라산 넘어가고 더 이상 바람도 깃들지 않았다.간혹 거짓말처럼 산꿩이 울어대고 서편 하늘은 유독 붉어져서 .. 2006.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