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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야그/겨 울 나 무

세수를 하며 - 002

by 오름떠돌이 2008. 3. 2.

세수를 하며

 

 

 

 

 

 

아침

저녁으로

하얀 비누가 되고 싶어진다

수돗물을 틀고

두 손을 비비면

어느 나라에서 잠들고 있었던가

비누 거품이 둥 둥

떠내려간다 간혹

덜 깬 잠들도 보인다

세수를 하며

그 순결한 몸으로

세상의 찌든 온갖 때

말끔히 씻어내고 풀어내는

그 엄청난 세척력(洗滌力)을

갖고 싶어진다

내 게으름과 우유부단을 분해하고

단단히 무장하고 싶어진다

세상에 끄떡 없고 싶어진다

세수를 하는

아침 저녁으로 나는

단단한 거품이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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