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고근산

2009년 12월 19일

어제 저녁부터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아침에 일어나니 마당이 하얗다

서울에 출장(?)갔던 와프는 오늘 내려 오는 날인데 비행기가 결항되어 늦어진다는 전화가 오고...

애들을 독촉해 학교에 대려다 주고 나니 할일이 없....다...

임시산행을 가는 날이지만 눈이 쌓여 산행을 가기도 뭐 하고...

결국 가까운 고근산으로 홀로산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눈덮힌 길을 썰매타듯 갑니다.

고근산 입구에 있는 카페(? 편의점) 에서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출발합니다.

요즘 오름이 있는 각 마을에선 서로 개발을 하려고 난리입니다.

고근산도 예외는 아닌 모양입니다. 식수대가 놓여있네요

도로변(옛 16번도로)에 차를 세워 놓고 걸어 올라가다 보니 아직 수확을 하지 못한 과수원이 보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좋아보이지만 요즘 밀감 가격이 X값이다보니 바라보는 농장주는 얼마나 마음이 탈까요?

이래저래 오랫만의 홀로산행이라 많은 생각을 하며 올라갑니다.

눈 덮힌 계단이 쓸쓸하게 보이네요

숲으로 들어서니 눈발도 약해지고 바람막이도 됩니다.

요즘 운동(산행)을 몇 주 쉬었더니 숨도 턱까지 차오릅니다. 잠간 쉬다가...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고 눈보라가 몰아치며 눈을 뜨기도 힘이 듭니다. ㅠㅠ

내리는 눈으로 시계도 않좋고... 군산과 산방산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시계방향으로 분화구를 한 바퀴 돌아... 걸어갑니다.

북쪽 능선입니다. 한라산도 내리는 눈으로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걸 바라고 온 건 아닌데.... ㅠㅠ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내 놨네요... 이건 좀 아니다 싶습니다.

다른 오름들은 분화구 내부로 가는 길을 막아놓는데 여기는 아예 길을.... ㅠㅠ

가까운 각시바위도 눈 때문에...

동남쪽 능선입니다. 조금 있으면 새해인데 일출을 보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

철 모르는 철쭉이 고생을 ...

분화구를 횡단하는 출구인 듯.... 사진 몇장을 찍어 붙혀보았습니다. 좀 안습이.... ㅎㅎ

아무래도 광각렌즈가 필요 할 듯...

분화구를 한바퀴 돌아 내려가는 곳입니다. 눈발은 더 거세지고.... 이제 집으로...

내려오던 중 ... 눈이 녹은 곳은 더운 공기가 나오는 풍혈(?)입니다.

차들도 기어다니는 눈쌓인 아침에 아무도 없는 고근산 자락... 주인을 기다리는 저 벤치를 바라보며...

오늘 난 홀로 고근산을 오르며 난 무슨 생각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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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떠돌이의 오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