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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야그/알 찬 야 그

금연인생 6년차 - 비법을 소개합니다

by 오름떠돌이 2007. 1. 28.
'금연인생 6년차' 비법을 소개합니다

 

[오마이뉴스 이민선 기자 2007-01-28 10:56]    

 

 

 

 ⓒ2007 이민선

 

 

 

"너 얼마나 더 산다고 그러냐! 피우던 거 그냥 계속 피워라."

"자! 한 모금만 쭉 빨아봐. 괜찮아 한 모금만 피우고 또 끊어."

"너 치사하게 차 한번 태워주면서 유세 떨기냐? 냄새 나면 얼마나 난다고."

"억울하면 너도 한 가치 물어."


10년 전, '금연'이라는 중대 결심을 한 나에게 친구 녀석들은 틈만 나면 담배를 권하며 갖은 악담(?) 을 했다. '금연을 결심했다'고 주변에 공표하고 나면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 가치 담배를 나누어 피우며 동고동락했던 친구 녀석들이 문제다.


이 녀석들은 이때만큼은 절대로 '동지'가 되어주지 않는다. 마치 배신자를 대하듯이 야유를 퍼붓기도 하고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담쌓고 지낼 수도 없는 노릇. 금단현상을 힘겹게 참아내고 있는 처지에서 보면 이 문제가 곤란하지 않을 수 없다. 담배를 멀리하자면 친구들과의 거리도 벌려야 하는 것이 금연자들의 슬픈 현실이다.


금연을 결심한 후 4년간을 내리 실패만 거듭했었다. 그러고 나서 꼼꼼히 원인 분석을 해 보니 친구 녀석들의 세찬 공격(?)에 무너져서 실패했던 적이 부지기수였다. 금연을 방해한 것은 친구들만이 아니었다. 직장동료, 거래처 사람, 그리고 영화나 TV에서 멋지게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출연자들까지 모두가 방해자들이었다. 말하자면, 담배를 피우며 연기를 내뿜는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방해자인 셈이다.


6년 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담배를 끊겠다'는 중대 발표를 했을 때, 예상했던 대로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아내는 "또 실패해서 망신당하지 말고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우정 어린(?) 충고를 했다. 그리고 친구들을 비롯해서 가깝게 지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시작이냐?"며 코웃음을 쳤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웃음거리가 된다'는 부담을 안고 시작했기에 각오를 단단히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비법이 필요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절대로 담배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했기에 굳은 결심과 함께 비법이 필요했다. 지금부터 그 비법을 소개하려 한다.

 

 

 

 


 

술자리에서의 대처법


금연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경우가 술자리에서 담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었다. 금단현상을 힘겹게 참아내고 있을 때는 옆에서 담배 피우는 것만 봐도 뺏어서 한 모금 빨고 싶어진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술자리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직장에서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경우에는 치밀한 작전이 필요하다.


우선 자리를 잘 선택하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옆자리를 찾아서 앉아야 한다. 만약 모든 사람이 흡연자라면 되도록 성격 좋은 사람 옆에 앉아야 한다. 술자리에는 끈질기게 담배를 권하는 못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 옆에 앉으면 담배의 유혹을 물리치기가 힘들다. 이런 사람과는 되도록 멀리 떨어져서 앉아야 한다.


짓궂은 친구들을 만날 때면 약을 한 봉지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약이나 영양제를 미리 준비했다가 친구들이 볼 때 입에 털어 넣는 것이다. 그리고 몸이 안 좋아서 담배를 끊게 되었다고 한마디 툭 던지면 된다. 아무리 짓궂은 녀석이라도 몸이 안 좋은 친구에게 끈질기게 담배를 권하지는 않는다.

 

 

 


자동차 안에서의 대처법

 

▲ 재떨이를 동전통으로 

 

 

희한하게도 차에만 오르면 담배를 꼬나무는 사람이 있다. 습관적으로 차만 타면 옆자리에 앉아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뿜어댄다. 사실 좁은 차안에서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이라도 냄새를 맡게 되면 역겹다. 내가 담배를 피울 때는 그렇지 않은데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맡게 되면 참아내기 힘들다. 하물며 담배를 끊으려고 금단현상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입장이라면 그 괴로움이 어떻겠는가?


옆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허물없는 사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정 참기 힘들면 조용히 담뱃불 끄라고 협박(?)할 수도 있고 뒤통수를 냅다 후려치며 내려서 다 피운 다음에 타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서로 예의를 갖추어야 할 사람이 옆자리에서 눈치 없이 연기를 계속 뿜어대는 경우다.


차 안에 있는 재떨이를 미리 치워 놓는 것이 효과적인 대처법이다. 그렇다고 재떨이를 강제로 뽑아서 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재떨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면 된다. 동전통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액세서리통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재를 털려고 재떨이를 열었는데 그 안에 담배꽁초가 아닌 동전이나 머리핀이 가득 들어 있으면 무심코 담배에 불을 붙인 사람은 '아차!'하게 된다. 그러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금연 구역이라는 것을 알려주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안해하며 냉큼 담뱃불을 끈다. 간혹 악착같이 피우던 담배를 끄지 않고 꽁초가 될 때까지 피우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는 그냥 참아주면 된다. 아마 주머니가 몹시 가벼운 사람일 것이다. 담배 한 갑 사기가 힘겨울 정도로. 어쩌겠는가!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닌데.

 

 

 


의지력이 가장 중요하다


 

ⓒ2007 이민선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6년 전 금연에 성공하기까지 유용하게 써먹었고 효과도 보았던 방법이다. 그렇지만 방법은 방법일 뿐이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의지력이 금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갖가지 방법도 의지력이 약하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의지력을 키우는데도 비법이 필요하다. 금연 클리닉이나 보건소 등을 방문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시간 여유가 없어서 금연클리닉에 방문할 수 없을 경우에는 스스로 의지력을 다져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담배의 해로운 점을 끊임없이 찾아내어 숙지하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니코틴보다 더 해롭기 때문에."

"금단현상 때문에 업무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담배를 끊지 못하고 계속 피우는 사람에게 "어째서 백해무익한 담배를 계속 피우느냐?"고 물어보면 끊지 말아야 할 이유가 끊어야 할 이유보다 최소 100가지 정도는 더 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끊을 이유를 찾지 못했거나 자신의 의지력이 약한 것을 합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담배를 끊기 위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금연해야 할 이유가 계속 피워야 할 이유보다 최소 200가지 정도는 더 있어야 한다. 그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담배가 불러오는 질병에 관한 정보를 잘 숙지하는 것이 좋다. 니코틴 때문에 망가진 폐암환자의 모습이나 그 밖의 끔찍한 사진을 머릿속에 담아 가지고 다니면 매우 효과적이다.


며칠 있으면 달력을 한 장 넘겨야 한다.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별다른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면 정해년 희망찬 새해를 위해 '금연'을 결심해 보는 것이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