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겨울나무를 꿈꾸었던 때가 있었다
바람 불고 눈보라 속에 맨몸으로 서 있던
그러나 눈부시고 당당하게 서 있던 한라산 중턱의 겨울나무들
그 길들여진 외로움과 기다림
그러나 그 겨울나무 속에는 봄나무와 여름나무
그리고 가을나무가 들어있음을 나는 알았다
어쩌면 그 겨울나무처럼 나도 자신을 이겨내며
여러가지 모습으로 새로워지며 단단히 뿌리내리고 싶다는 그런 꿈을
꾸었던 것은 아닐까
첫시집, 문득 눈물이 난다
집에 잠든 아이들을 가만히 어루만지면
어떤 인연으로 자신에게 와 닿았는지 가끔 눈물난다는어떤 선생님처럼
내가 꼭 그와 같은 심정이다
이 시집을 묶는데 도움을 주신 한기팔 선생님과
김광렬 선생님, 그리고 심상사에 거듭 감사를 드린다
1995년 여름 서귀포에서
문 상 금